정원

분황사 연못

블루107 2010. 7. 16. 00:44

 

출토된 유물로 분황사연못은 7세기 후반 안압지보다 먼저 만들어졌다고 하더군요.

저는 안압지 다음에 이 정원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그 형태때문입니다.

안압지의 굴곡진 연못형태를 단순화시키면 분황사의 연못형태가 됩니다. 납득하지 못하시는 분들은 두 정원의 평면도를 비교해보시기를. 두 개의 섬까지 비교해보시면 납득하실 겁니다.

 

 

그렇다면 이 두 연못중에서 먼저 만들어진 것은 어떤 것일까요? 당연히 안압지겠죠. 어느 한 양식의 시작은 후대에 만들어진 것들보다 형태가 보다 크고 복잡하죠. 삼층석탑의 시원양식이 된 감은사탑의 예를 들어도 그렇습니다.

 

안압지 평면도

 

분황사 연못 평면도

분황사연못 사진

 

분황사연못은 안압지에 비해서 굴곡진 호수의 형태가 단순해졌습니다. 가산도 있었을 것 같은데 시간이 너무 흘러서 사라진 것 같기도 합니다. 연못의 규모로 보아서는 가산은 생략된 것 같기도 합니다. 대신 이 정원의 작정자는 연못안에 있는 섬에 신경을 더 썼습니다. 연못과 섬에 다리를 놓고 섬안에 정자를 세웠습니다.

 

 

분황사 옆에 연못이 발굴되었다는 뉴스를 듣고 정비하고 있는 시점에 경주를 찾은 적이 있습니다.

도착하니 거의 발굴이 완료되었더군요. 그곳에서 발굴에 참여한 대학원여학생분을 만나서

친철하게도 복사한 논문을 받고 설명을 들으면서 연못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분께 감사드립니다.

처음 연못과 만났을 때 첫인상은 강렬했습니다. 발굴을 하느라 드러난 구조는 온전히 황토로

만들어진 정원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붉은 색의 형태가 너무도 강렬했다고 할까요?

지면에서 연못의 바닥까지의 깊이가 생각보다 깊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진으로 보아서는

거의 그 깊이감을 느끼지 못하는데 사람의 키를 넘어서는 정도였습니다.

이 연못은 작은 규모의 단순성을 연못의 깊이를 깊게 함으로써 넘어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더구나 높이가 있는 건축물위에서 바라본다면 더욱더 입체적으로 보이겠죠.

분황사연못(300평정도)이 크기를 포기하고 얻은 수직적인 조형성은 조선시대에 와서 몇몇 정원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돌배치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단조로울 정도의 구조에 곳곳의 괴석배치는 정원을

아름답게 변모시키고 있습니다. 물론 그 배치 방법은 안압지와 비슷합니다.

이 정원을 보면서 조선시대 방지원도가 떠오르더군요.

전 이 분황사연못이 조선시대 방지원도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성 소우당  (0) 2010.07.23
용강동 원지 혹은 제2 안압지  (0) 2010.07.16
안압지   (0) 2010.07.09
안학궁 정원  (0) 2010.07.09
[스크랩] 문경 정원석  (0) 2009.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