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금릉 정원집

블루107 2010. 7. 29. 22:19

금릉 정원집(1910) 

 

 

조선말에 나타난 정원양식중 세 번째의 예에 속하는 정원이 바로 금릉 정원집입니다.

세 번째 정원은 외암리의 사랑채 앞에 위치한 정원과는 달리 집 뒤의 산을 이용한 후원양식입니다.

또한 이 정원은 물이라는 요소가 빠진 정원양식입니다. 예전에는 물이 흐르고 있었다고 하는데 글쎄요.

물이 흘렀다면 흐른자국이 깊게 패여 있어야하는데 잘 보이지 않습니다. 비가오면 물이 고이고

평소에는 물이 없는 건천이었다고 판단되네요.

 

그러고 보니 앞의 두 정원양식은 집안에 만들어진 정원양식이군요.

조선시대 집 뒤의 산을 이용한 후원양식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다산 초당이나 보성 열화정에서 보는 것처럼 돌로 화계를 만들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후원은 화계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신 필요한 곳에 돌을 쌓아서 정원을 구성했습니다.

 

저는 화계로 구성된 정원보다는 이 정원이 훨씬 더 시각적으로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시대화계는 곡선형태는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직선이라도 변형을 주면 좋겠지만 거의 일직선의

천편일률적인 구성뿐이죠. 이런 화계정원은 방지형 연못과 마찬가지로 미적인 구성의 가능성이 사라집니다.

우리가 화계정원으로 성공한 낙선재후원이나 주합루의 화계이외에 뛰어난 정원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솔직히 주합루의 화계나 낙선재의 화계도 그리 뛰어나 보이지는 않습니다.

 

후원에 정원을 마련한다면 어렵게 돌을 다듬고 그것을 쌓아서 화계를 만들지 말고 금릉 정원집의

예를 따르라고 하고 싶습니다. 산에 길을 내고 지형을 이용해서 안압지처럼 적당히 돌을 쌓아서 시선을

모으고 푸는 쪽으로 구성하면 그 구성은 여러 형태로 변주가능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름다울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금릉 정원집의 후원 동산을 이용한 정원에 높은 점수를 줍니다. 더구나 물이라는 요소가

없는 상황인데도 괜찮은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물을 구할 수 없는 곳에서 이 정원스타일이 좋을 것 같군요.

이 정원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집이 완전히 폐허가 되기 전에 꼭 가볼 생각입니다. 언젠가 인연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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