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세연정

블루107 2010. 8. 22. 00:26

 

세연정(1637)

 

우선 평면도를 보세요. 이분의 자료하단에 약간 놀랄만한 사진 있습니다. 조심하세요.

 

http://blog.daum.net/shinbcl/24?srchid=BR1http%3A%2F%2Fblog.daum.net%2Fshinbcl%2F24

 

소쇄원과 세연정은 한국정원사에서 가장 뛰어난 정원입니다.

세연정 또한 고단한 세월을 잊어버리고픈 시도에서 나왔죠. 고산 윤선도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끔찍한 시대를 살다간 인물입니다. 뿐만 아니라 정계에는 적이 가득해서 70대까지 귀양살이를 한 인물입니다. 참으로 고달픈 인생이 바로 윤고산이었죠. 그에게는 정말 쉴 공간이 필요했을 겁니다. 다행이 그에게는 재력이 있었습니다. 그는 그 재력으로 저먼 남쪽 섬에 정원을 만듭니다.

 

 세연정은 소쇄원과 마찬가지로 이전의 유산에서 시작한 정원이 아닙니다. 소쇄원과 세연정은 새로운 시도의 결과물입니다. 시대를 뛰어넘어 살아남은 예술품이 그렇듯이 이들 정원도 감동을 줍니다. 그런 면에서 이들 정원에서는 정원을 만든 이의 천재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연정이 뛰어난 정원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비정형의 연못 때문입니다. 윤고산은 사각의 연못옆에 흐르는 계류를 이용해서 자연스러운 형태를 다듬은 듯한  커다란 곡선형 연못을 만듭니다. 방지형의 정원을 보다가 이런 비정형의 정원은 상당히 참신합니다. 마치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할까요?

 

 

세연정에서 중심은 돌입니다. 이 정원은 돌정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돌이 정원을 대표합니다. 보통의 조선선비라면 깨버린 후 돌쌓기를 할 이 요소를 정원의 중심요소로 살렸습니다. 세연정은 한국정원에서 어떤 돌을 선택해야하고 어떻게 배치해야하는지 너무도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세연정의 돌배치는 원래 자연그대로를 이용한 것처럼 보입니다돌이 자연그대로 놓인 건 아닙니다. 윤선도는 들판과 계류 여기저기에 흩어져있었을 돌들을 연못으로 모았습니다.  세연정주위를 둘러보세요. 그 어디에도 돌은 보이지 않습니다. 세연정에 돌이 없다고 상상해보세요. 얼마나 삭막할지요. 조선시대정원에서 없애버린 요소가 정원에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가 되는지 세연정은 증명하고 있습니다.

 

 

세연정에는 비정형의 연못옆에 방지형 연못이 있습니다. 윤고산은 큰연못으로는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그 단순함을  건물뒷 쪽에 숨겨진듯 배치한 작은 연못으로 극복합니다. 이 작은 연못은 형태적으로 큰 연못에 수렴되는 형태입니다. 윤고산은 이 작은 연못배치를 굉장히 세심하게 계획한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작은 연못으로 큰 연못은 좀 더 풍요로운 구성을 하게 되고 정자에 앉아있는 사람은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빽빽한 녹음에 둘러쌓인 작은 연못을 보며 그윽한 맛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이런 배치야말로 윤고산의 천재성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물론 연못을 두세개 배열하는 중국정원에서 많은 형식입니다. 일본은 복잡한 연못형태로 단순함을 극복하죠.

 

 

세연정은 한국형 평지형 연못정원의 뛰어난 성취입니다. 평지정원에서 연못을 꾸민다면 이런 형식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연못을 두세개씩 구성할 수록 좀 더 묘미가 있는 구성이 되겠죠. 한국의 연못정원은 세연정의 뒤를 따라야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죠. 모두들 정말 창의성없고 의욕없어보이는 방지형연못만 줄창 만들어냈습니다. 한국 문화에 방지형연못은 독입다. 독.

함안의 국정을 두 개의 연못으로 상상해봅니다. 물론 한 개의 연못은 방지형이 아니고 세연정처럼 비정형입니다. 그렇게 배치하면 국정은 좀 더 완성도가 높아졌을 것입니다. 대전의 남간정사도 연못이 좀 더 복잡해지거나 두 개가 되있다면 지금보다 완성도가 더 높아졌을 것입니다.

 

 예전에 동백꽃이 질무렵에 보길도를 찾았었죠. 서울에서 버스를 7시간이나 타고 완도에 도착해서 다음날 버스를 타고 부두에 도착해서 배를 탔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완도에서 차를 가지고 갈 수 있는 것 같더군요. 보길도는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한시간 조금 더 걸린 것 같았어요. 그곳에서 반나절을 세연정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죠. 그때 일행이 중병이 걸려서 그곳에 오래 지체할 수 없었어요. 그 친구는 여행이후 다행이 좋아졌죠. 어쩌면 그친구와 마지막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지금은 연락이 안되지만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윤고산이 꾸민 정원은 보길도별장말고 육지에 금쇄동, 수정동이란 유적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적의 자료는 인터넷으로 찾아보기 힘드네요. 세연정을 만든 솜씨라면 상당한 성취를 이루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창재사   (0) 2010.10.02
서석지  (0) 2010.08.27
소쇄원  (0) 2010.08.14
청풍계 태고정  (0) 2010.08.07
청평 문수원  (0) 2010.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