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선암사

블루107 2010. 12. 25. 00:20

 

 

최고의 절집을 꼽으라면 선암사를 꼽겠습니다.

물론 부석사도 좋지만 제 취향에는 선암사가 가장 맞더군요.

그 이유는 역시 정원요소 때문입니다. 어느 사찰을 가더라도 불교라는 이데올로기에 충실한 딱딱한 모습을 보여주는 한국사찰양식에서 선암사는 좀 이색적입니다.

우선 들어가는 문도 다릅니다. 처음 마주했을 때 그 문이 얼마나 작고 소박한지 놀랐습니다. 그 문 옆에는 수국이 파랗게 피어있었죠?

보통 사찰들은 특별한 무엇이 없습니다. 다 거기서 거기의 뭐랄까요. 매너리즘에 빠져있다고 할까요? 천편일률적인 형식에 양식, 그리고 개성없는 모습. 그 모습 때문에 어디를 가든 지루한 양식이 계속 이어집니다. 그러니까 대표적인 절집 몇 개를 보면 다 보았다고 해도 될 겁니다. 한마디로 강성이데올로기의 이미지랄까요? 다른 나라의 절집과 비교해서 볼 때 더욱더 그렇습니다.

그런데 선암사는 출입문부터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부처님을 모신 곳이라서 있을 건 다 있지만 선암사는 절집양식과 정원양식의 혼합이라고 할 정도로 절집의 이데올로기를 강하게 내세우지 않습니다. 그래서 좋습니다.

선암사의 특징은 조형적인 의지가 완연한 연못이 특징입니다. 연못은 선암사에서 수직으로 세 개가 나 있습니다. 제일 위편의 연못은 예전에는 꽤나 컷을 타원형연못이 지금은 작은 샘정도로 남아있습니다.

그 다음은 부엌근처의 가운데 다리를 둔 사각연못입니다. 그리고 절 축대아래의 일본풍이라고 말해지는 자연모방형의 돌과 나무로 장식된 연못입니다. 이 연못의 물은 축대아래로 떨어지면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끕니다. 아마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만든 이유가 있겠죠. 저는 그것을 정원의지로 이해했습니다. 이 절의 물길을 만든 사람은 틀림없이 물의 사원을 목표로 했다고..... 너무 과정인가요?

또 땅속으로 물길이 있어서 여기저기 물이 흘러나와서 물확에 고입니다.

이 선암사의 백미는 역시 수각입니다. 네 개의 물확으로 이루어진 수각은 선암사의 가장 큰 성취이면서도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구성이죠. 이런 뛰어난 수각을 위해서도 선암사는 한번 가볼만합니다.

이 수각으로 하나의 정원요소를 개창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일본의 사찰에 그 정갈하고 아름다운 모래정원이 있다면 한국의 사찰에는 끝없이 흘러내리는 수각이 있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이런 수각은 다른 나라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선암사의 성취에는 못미친다고 생각됩니다. 이 요소는 한국정원의 요소에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좋은 요소입니다.

 

퍼온 사진입니다.

주소는 http://cafe.daum.net/buruna21/2IwN/539?docid=1W7x|2IwN|539|20060306234325&q=%C4%A5%C0%FC%BC%B1%BF%F8%20%BC%F6%B0%A2

 

 

 

 

선암사를 처음 방문했을 때는 팔월이었습니다. 그때 전날 비가와서 선암사올라가는 길은 아주 촉촉했죠. 선암사도 물론 촉촉했습니다. 그런데 선암사 경내에서 보이는 땅속에서 솟아나오는 물들은 정말 인상깊더군요. 그 물을 보면서 물의 사원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선암사의 인상깊은 요소의 하나로 화장실을 들 수 있겠습니다.

임란이전의 건축이라고 하는 화장실은 아주 규모가 당당하고 형식은 재미있고 그리고 시원한 경치를 보여줍니다. 이만한 품격의 화장실을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을 겁니다.

 

저는 그때 시간이 별로 없어서 선암사를 보고 곧바로 집으로 올라왔는데 이곳까지 왔다면 강진을 빼놓을 수는 없겠죠. 아니면 선암사를 보고 북상하면서 좋은 정원을 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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