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 대문)
양주산책…개원(个園)…(1/3)
개원은 양주의 염상 황지균(黃至筠)이 지은 정원이다.
원래는 명대에 ‘수지원(壽芝園)’이라고 불린 정원이었는데,
100년의 세월이 흘러 청나라 강희, 건륭 연간에 이르러
마씨 형제가 수리를 하여 ‘소영롱산관(小玲瓏山館)’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 후 주인이 바끼어 가면서 오랜 세월이 흘러
대청가경(大淸嘉慶)23년(1818)에 염상 황지균이 이것을 구입하여
새로이 수리를 하여 지으니 이것이 개원이다.
양주는 소금의 집산지인지라 팔대염상이 있었는데,
그 중 한명인 황지균은 소위 말하는 유상(儒商)에 해당된다.
즉, 장사를 하지만 학문이 높고 그림을 잘 그렸다고 하니
그 사람 됨됨이가 문인과 같은데,
마치 은자처럼 살고자 이 정원을 지은 것이다.
정원으로 들어가는 대문을 넘으니 눈 앞에는 온통 대나무다.
이 정원의 주제가 정원이라는 것인데~
(입구의 대나무 밭)
정원의 이름이 개원인 것이 참으로 신기한 노릇이나,
그 연유를 알아보니 이러하다.
정원 주인이 허심과 절조를 가진 대나무를 워낙 좋아해서
정원에 만그루를 심었는데~
달빛이 만드는 대나무의 그림자가 수도 없이 많은 ‘개(个)’자를 그리니
이것이 바로 개원이라고 하게 된 연유이다.
(대나무 ‘죽(竹)’자는 이 ‘개(个)’자를 두 개 붙인 것으로 보인다.)
(‘개(个)’자를 그리는 대나무)
사실 이 개원은 대나무의 천국이요, 대나무의 박물관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종류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다.
조용한 대나무 길을 따라 쭉~ 들어가니 작은 문이 보이는데,
이것이 원래 대문이 아니고 뒷문에 해당하는 것 같다.
(입구 소로길)
좁은 길로 들어서니 왼쪽에 난원이 보이는데,
아마도 옛날부터 난을 키웠던 것 같다.
(난원)
개원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가산이다.
이것은 사 계절로 구분되어 있는데,
춘산, 하산, 추산, 동산이 그것이다.
정원의 입구에 다다르니 원동문이 보이고,
석액에는 ‘개원(个園)’이라고 적혀있는데~
(개원 입구)
문 입구 좌우에 수십 그루의 대나무가 심어져 있는
작은 사각형 화단이 보인다.
대나무 사이에는 푸른 돌이 마치 죽순처럼 솟아나 있어
마치 비온 뒤에 솟아난 죽순이 봄 소식을 전해주는 것 같다고 하여
“춘산(春山)”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춘산)
하지만 정작 봄 경치를 나타내는 것은 원동문을 들어서면
길가에 피어있는 작약이라고 한다.
작약은 홍색, 백색, 자색 등이 있으나,
그 중 가장 귀한 것은 홍색인데~
비가 온 뒤에 솟아난 죽순을 보고난 뒤,
빨갛게 피어있는 작약을 보게되면
곧 봄이 초여름으로 바뀌는 것을 보게 되는 셈이다.
(작약은 초여름에 피는 꽃이니 그렇게 표현을 한 것이다. ^^)
(비에 젖은 작약)
결국 개원의 봄에는
화중군자인 난을 보고,
부귀를 상징하는 작약을 보며,
허심과 지조를 나타내는 대나무를 보게 되니~
묵객의 호사는 극에 이른다 하겠다.
….계속
양주산책…개원(个園)…(2/3)
입구를 들어서니 ‘의우헌(宜友軒)’이 나온다.
이곳은 손님들을 맞이하는 곳인데, 사면이 창으로 되어있어
방안에서 사방의 경치를 구경할 수가 있게 되어있다.
(의우헌 외경)
재미있는 것은 실 내부 중앙에 걸려있는 목제 조각품인데,
이곳에는 매, 난, 죽, 국 등 사군자가 새겨져있고,
사슴(녹), 학 등 길상동물의 형상이 있다.
이것은 민속적인 정서를 담은 징종의 장식품인데,
주인이 추구하는 생활상을 나타낸 것이라고도 볼 수가 있겠다.
매화의 굳은 절개,
난의 맑고 고아함,
대나무의 허심,
국화의 오만한 기상과
복록과 장수를 기리는 것이니,
이들은 전부 전통문화를 숭상하는 물건들이라 하겠다.
(의우헌 내경)
한데 이 ‘의우헌’의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는데,
의우헌의 문앞에 쓰여져있는 글귀가 이러하다~
朝宜調琴, 暮宜鼓瑟
舊雨適至, 新雨初來
“아침에는 금을 고르기에 좋고, 저녁은 슬을 고르기에 좋으며,
옛 비는 마침 제 때에 왔었는데, 새 비는 처음으로 왔구나.”
말하자면 금이든 슬이든, 옛 비 이든지 새로운 비 이든지,
모두가 다 좋다는 것인데~
여기서 금슬은 자고로 부부화합, 형제우애, 붕우융합을 비유해 왔으며,
구우(舊雨), 신우(新雨)는 옛 친구, 새 친구를 말함이니,
‘의우헌’이란 신구 “친구들이 즐겁게 모이는 곳”이라는 뜻이 된다.
(의우헌 근경...기둥에 舊雨適至, 新雨初來
의우헌을 나와서 오른 쪽으로 돌아가면 정원의 서북쪽에
태호석으로 만든 기이한 모양을 한 가산이 보이며,
위에는 하늘을 날아갈 듯한 정자가 하나 있는데,
이것이 바로 “하산(夏山)”이다.
(하산)
산의 아래에는 작은 동굴이 있고, 그곳으로 들어가는 작은 석판교가 있는데
물 위에 비치는 산과 다리의 물그림자가 아름다워 이곳이
마치 신선이 피서를 하는 곳 같기도 하다.
연못에는 수련이 붉게 피었고,
금어가 한가로이 헤엄을 치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다.
(하산의 연못)
이 가산의 산정에 올라서면 ‘학정(鶴亭)’이 나온다.
학정은 사각형 정자로서, ‘학정’이라고 쓴 글씨도 기이하거니와
기둥만 달랑 네 개가 있고, 앉는 자리가 없다 보니
마치 방금 학이 날아와 앉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한다.
(사실 학이 다리를 뻗치고 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학정)
학정의 주위에는 120년 된 한 그루의 소나무와,
180년 된 두 그루의 광옥란이 있고, 푸른 잎의 대나무가 있으니,
여기에서 유객은 마치 한 마리의 선학이 되어 일체의 세상번뇌를 잊는다.
(ㅎㅎㅎ 학이나 되어 볼 까나~)
학정의 옆은 이층건물로 된 ‘포산루’이다.
이 건물의 아래층은 주로 집안의 연회를 베푼다든지,
친구들을 만나는 곳이었으며,
이층은 집안 부녀들의 모임장소로 활용된 곳이다.
포산루는 말 그대로 두 개의 산, 즉 ‘하산’과 ‘추산’을 안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인데~
오른쪽의 하산에서 여름을 감상하고,
왼쪽의 추산에서 가을을 감상할 수가 있는 곳이다.
(포산루)
이 포산루 는 “호천자춘(壺天自春)”이라고 하는 편액이 붙었는데
“호천”은 신선의 세계를 의미하니~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신선의 세계에는 봄이 스스로 온다”라고
하는 의미로서 세상의 홍진을 멀리하려는 주인이 추구하는
정신세계를 엿볼 수가 있다.
….계속
양주산책…개원(个園)…(3/3)
(포산루 장랑)
‘포산루’의 장랑을 따라서 걸어가면 하늘의 구름을 움켜잡는
‘불운정(拂雲亭)’이 나온다. 이곳은 추산의 한 곳에 높이 앉은 곳인데~
멀리는 시내의 경치를 구경하던 곳이며,
가까이에는 정원을 감상하던 곳인데,
가을에는 빨간 단풍을 즐기던 곳으로서
가히 가을 산이라 할만 한 곳이다.
(불운정)
불운정의 구불구불한 가산 석굴을 내려오면
바람불면 맑은 물결이 이는 연못을 앞에 둔 ‘청의정’이 나온다.
앞쪽은 하산이요,
뒤쪽은 추산이며,
오른쪽에는 포산루가 있고
왼쪽에는 의우헌이 있으니
정원의 중심에 있는 셈이다.
(청의정)
이 정자는 정원의 한 가운데에 위치하는데,
원래 주인과 손님이 술과 음식을 먹고 마신 뒤에~
하산으로 올라, 포산루를 거쳐, 추산에서 경치를 구경하고
난 다음에 마지막으로 다리 쉼을 놓던 곳인데,
닭 밝은 밤에 봄 바람을 즐기면서,
미인이 부는 한 가닥 피리소리를 들으면
그저 그만인 곳이리라 싶다.
청의정의 남측에는 ‘투풍루월청(透風漏月廳)’이 있다.
이곳은 밤의 생활과 정취를 즐기던 곳인데,
편액에 쓰인 “투풍루월(透風漏月)”이라는 글자가 그것을 대변한다.
“바람이 뚫고 들어오고, 달빛이 새어 들어 온다”는 곳인데
참으로 운치가 있는 말이라 생각이 된다.
(투풍루월청...내경)
이곳을 나와 남측으로 향하면 동산이 나온다.
이곳은 돌의 색깔이 희어서
겨울의 정취를 맛볼 수가 있다고 하는 곳인데
시심에 젖은 사람의 눈에는 당연 그리 보였을 것으로 여겨진다.(ㅎㅎㅎ)
(동산)
정원의 외곽에는 총서루가 있는데,
이곳은 책을 보관하던 곳이며, 공부를 하던 곳이다.
이곳은 당시에 장서의 질과 량에 있어서 대단한 수준이어서
널리 알려진 곳이었는데~
이 집의 전 주인인 마씨 형제는 다른 사람과 달리 책을 잘 빌려
주었다고 하는데, 그러면서 교우의 폭을 넓혔다고 하니,
진귀한 책을 구하러 오는 천하의 기인이사들과의 사귐은
또 다른 사람 사는 맛을 느끼게 했으리라 짐작이 간다.
(총서루)
이렇게 정원을 춘, 하, 추, 동 계절 순으로,
춘산, 하산, 추산, 동산을 다 둘러 보았으니,
어느덧 일년이 다 갔다. (ㅎㅎㅎ)
다음은 이 집 주인의 집을 둘러 볼 차례다.
정원의 남측에 위치해 있는데,
원래의 대문은 남쪽에 있으니 정원은 집의 뒤편에 위치한 셈이다.
이 정원에서 집으로 가는 곳은 작은 통로를 거쳐서
들어가야 한다.
(집 내부 통로)
이 집은 양주의 수백 년 전통적인 염상들의 집의 형식을 띠고 있어
당시의 주택건축에 대한 것을 잘 알 수가 있다.
당초에 동로 한 줄, 서로가 두 줄 합해서 세 개의 열로 지어졌으니
그 규모가 실로 대단하다.
각 열에는 삼 단계의 건물의 배열이 있으니 삼삼은 구,
아홉 개의 큰 건물이 있는 셈인데, 배치는 이러하다.
(건물배치...대문, 접객청, 기거청, 딸아이 방...삼단계 배치...
송대부터 이렇게 했다)
(대문의 석고...오복봉수도가 그려져 있다)
대문을 들어서면 커다란 나무 벽이 가로막고 있어
내부가 들여 다 보이지 않게 해 놓았고~
(벽...뒤에 대문이 있다)
이 벽을 돌아 들면 하늘이 보이는 마당이 나오며,
마당을 마주보는 제일 먼저 마주치는 건물은
손님을 맞이하는 곳이다.
(접객청)
이곳을 지나면 주인이 기거하는 건물이 있고,
(기거청)
그 뒤는 딸아이가 거주하는 건물이 나온다.
(제일 뒤 건물…악기를 연주하는 여인들)
그리고 동로의 제일 뒤 건물에는 주방이 있다.
(주방…무수히 많은 손님들을 위한 음식이 여기에서 만들어졌다)
이상과 같이 개원을 둘러 보았는데~
정원의 규모와 설계의 섬세함, 문화의 깊이, 아취 등이
잘 어우러져 있는 것으로 느껴지며,
특히 소금을 파는 상인이 소나무를 사랑하고,
은거자 연하며 신선의 세계를 꿈꾸는 중국적인 멋을 느꼈다.(^^)
'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접시꽃 (0) | 2012.10.14 |
---|---|
국화 (0) | 2012.10.14 |
[스크랩] 국화 번식방법 (0) | 2012.01.25 |
아다치미술관 홈페이지 (0) | 2011.03.26 |
[스크랩] 세계의 정원들 <8> 커스텐보시 국립식물원 (0) | 2011.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