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유쾌한 코미디영화로 오인했습니다. 최소한 심리스릴러의 날카로운 느낌이 영화를 지배하고 있을 거라고 짐작했죠. 그런데 한남자의 파멸이야기더군요. 이런 영화 별로 안좋아요. 물론 영리한 사기꾼을 파멸시키는 건 흥미롭지만 결말부분에 가슴이 쿵 내려앉더군요. 그래도 어떻게 사기를 당하는지 그 과정이 참 적나라하게 나열되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베스트 오퍼는 최고의 작품을 위해서 제시할 수 있는 최고가를 의미한다고 하네요.
배경이 참 멋져요. 배경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주인공인 버질 올드먼은 최고가로 미술품을 낙찰시키는 세기의 경매사이면서 한번도 실수를 한적이 없다는 완벽한 감정인이죠. 그런 그는 결벽증이 있어서 언제나 장갑을 끼고 다니는 특이한 인물입니다. 당연히 지금까지 그는 여인과 사랑을 한 적이 없고 여인들의 초상화를 수집하는 낙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는 소장자를 속이고 그림을 모사품이나 비슷한 이유를 들어서 친구와 짜고 싸게 사들이고 있죠.
그의 빌라. 예술품으로 가득찬 너무 부럽......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가 그렇듯이 타인에게 무자비하고 독설을 퍼붙죠.
친구가 사기를 계획하게 된 것도 그 어떤 말보다 잔인한 이 한마디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화가인 친구에게 가장 잔인한 말. 그런데 슬프게도 이런 뛰어난 능력자들의 안목은 정확하다는 사실.
식사하는데도 장갑을 끼고 있죠.
이 하얀 배경을 보면서 청소하려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네.....
그의 컬렉션 모두 여자초상화랍니다. 남자초상은 한점도 없어요.
어느날 그에게 소장품을 팔겠다는 한 여인의 전화가 옵니다다. 그녀는 오직 주인공만과 상대하겠다고 주장하죠. 그런데 막상 그녀의 집을 막상 찾아가니 문은 잠겨있죠. 결국 헛걸음한 그에게 다시 전화가 옵니다. 교통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있었다나 어쨌다나. 다시 날짜를 잡습니다.
여기서 느낌이 딱 오더군요. 이 영화가 사기꾼이 관련된 영화가 아닐까.
저는 이 초반장면에서 완소 형경언니를 떠올렸어요. 그 언니의 명언이 있는데 이미 블로그에 기록해놓았으니 생략. 언니의 문장을 내식대로 언급한다면.
“너에게 친절한 사람을 조심해라. 무언가를 요구할 것이다.”
아무튼 내게 접근하려는 사람은 나나 나의 무엇이 그에게 필요한 사람이고 내가 접근하려하는 사람은 그 사람에게 내가 무언가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죠. 물론 아무런 요구없이 그냥 인연이 되어서 가까워지는 사람들도 있지요. 하지만 형경언니의 책을 읽은 사람들은 언니의 귀중한 글귀를 결코 잊지는 않을 것입니다.
결국 문지기의 안내로 그녀의 집에 들어가게 되었죠. 그런데 지하실을 돌아보다가 낯선 것이 떨어져있어요. 그것을 슬쩍 주워옵니다. 네 그렇습니다. 그는 사기꾼이에요. 그는 이 물건을 안면이 있는 기계장인에게 가지고 갑니다.
자동인형을 만들었던 인물인 자크 보캉송이란 이름을 기계부품에서 발견하죠. 더 중요한 건 올드만이 쟈크 보캉송으로 논문을 썼다는 것. 그는 이 기계에 매혹되어서 그의 집에 다시 들어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집주인이 광장공포증으로 문지기마저도 그녀의 얼굴을 본적이 없다는 것을 알아채죠.
두사람은 벽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합니다.
그리고 기계장인의 조언에 따라서 그녀를 몰래 지켜봅니다.
그가 지켜보았다는 것을 안 묘령의 여인, 이름이 클레어, 그녀는 의뢰를 취소하죠.
올드만은 포기하지만 다시 클레어가 전화를 해서 감정이 계속됩니다. 올드만이 떨어져나갈 것 같으니 다시 낛시를 하고.
그러니까 갈등이 일어난 후 그와 클레어는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이 과정은 올드만이 입고있는 튼튼한 갑옷같은 어떤 무장해제시키는 과정이라고 할까요? 한 인간의 내면으로 다가가기위한 아주 섬세한 작업이 진행됩니다. 그리고 그 작업은 정말 예술같은 과정이기도 하죠. 올드만은 서서히 세상의 단하나의 인물에게 마음을 열게 됩니다. 그동안 그 누구도 열지 못한.
그는 클레어와 대면하는데 성공하게 되고 그런 와중에도 주인공은 그 집 곳곳에 떨어져있는 보캉송이 만들었을 기계의 잔해를 계속해서 가져옵니다. 정말 여기 보란듯 떨어져있어요. 여기에서 다시 사기와 관련된 영화라는 것을 슬쩍 알려줍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계는 완성이 되어가죠. 그는 기계가 완성이 되어가면서 클레어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서서히 그녀에게 빠져들어갑니다.
그는 광장공포증인 클레어에게 매혹이 되어서 그녀에게 꽃도 바치고 옷도 바칩니다. 그리고 같이 식사도 하게 되죠. 그는 나중에는 그녀를 광장으로 이끌어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성공을 합니다.
그는 클레어를 사랑하게 되고 그의 집으로 초대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컬렉션까지 보여주죠.
그는 은퇴를 결심하고 클레어와 함께 여생을 즐기기로 합니다.
그런데 그가 마지막 경매를 위해서 영국으로 출장갔다가오니 그의 그림이 사라져버렸죠.
알고보니 클레어는 가짜였습니다. 그리고 그녀뿐만 아니라 함께 경매에 참가해서 사기를 치던 화가인 친구가 또한 이 사기에 가담했고 그리고 시계장인까지 한패였던 거죠.
영화는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더군요.
매끄럽게 흘러가는 흐름이 아주 좋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올드만과 클레어에 대해서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고전적인 사기의 기법인 미인계가 사용되었죠. 그런데 사기꾼은 올드먼이 가장 원하는 것, 즉 그의 마음을 사로잡을 여인을 그의 앞에 내놓았습니다.
사기꾼은 이렇죠. 사기를 당할 인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제시하면서 사기를 치죠. 영화를 보면서 저 사기꾼이 과연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을 영화에서처럼 제시한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사기라고 긴가민가하면서도 그들의 유혹에 걸려들어갈 가능성이 분명 있다고 생각이 되네요. 왜냐하면 일생일대의 가장 원하는 것을 앞에 제시하는데 누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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