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리노 나쓰오의 소설을 읽다보면 드는 생각이 있는데 역시 매끄럽게 진도가 잘 나간다는 것이죠.
이번 소설도 아주 막힘없이 잘 나갑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녀의 문장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좋습니다. 매끄럽다는 것은 그녀가 적절한 문장을 쓴다는 의미겠죠.
소설은 탐정이었던 아버지를 둔 어느 이혼녀가 정체가 음습한 1억엔과 함께 사라진 친구를
찾는 스토리입니다. 1억엔은 야쿠자의 돈이었죠. 야쿠자는 당연히 탐정인 그녀와 친구의 남자친구를 협박하고요.
그녀는 친구를 찾기시작합니다. 그녀 앞에 나타난 친구의 남자친구에게 끌리기도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일본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시체사진애호가들, 피어싱애호가들,
트랜스베스타이트, 여장남자? 아무튼 그들이 나오고 그들과 연관되어서 이야기가 벌어집니다. 그렇다고 심한
묘사같은 것은 거의 없습니다.
주인공 이야기를 해야겠군요. 남편이 자살한 주인공은 쿨한 성격입니다. 필요이상으로 징징거리면서
독자를 지치게 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때문에 아마도 책이 술술 읽히는 것 같네요. 쿨한 주인공은
좋습니다.
쿨한 주인공과는 달리 다른 소설의 술에 찌든 아웃사이더 탐정은 그래서 힘들죠. 독자가 그들에게
이입해서 소설을 따라가다보면 결론부분까지 가기도 전에 나가떨어지게 됩니다. 기리노 나쓰오의 재미있는 소설
아웃이 절망적인 이야기를 하는데도 비교적 버티기쉬운 건 감정이입이 되는 주인공이 아주
쿨하기 때문이죠.
이 소설도 재미있지만 아웃처럼 완성도가 높은 것은 아닙니다. 무난하다고 할까요? 그녀의
소설중 아웃을 읽지않았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녀의 작품중 대표작이 아닐까하네요.
이 소설은 그냥 무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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