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화

자객 섭은낭 The Assassin, 2015

블루107 2015. 11. 21. 17:58

허우 샤오시엔감독의 영화입니다.

 

줄거리는 섭은낭이라는 여자객이 자신의 정혼자였던 인물을 죽여야하는 상황에 처하죠.

섭은낭은 정혼자때문에 도망쳐서 자객이 된 상황이죠. 단순하다면 단순한 줄거리인데 생각보다 복잡한 이면이 있습니다만 뭐 그리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영화를 지배하는 건 바람과 촛불입니다. 집밖은 언제나 바람이 불고 있고 집안에서는 촛불이 일렁이고 있죠.

집안에 친 휘장도 바람에 일렁입니다. 이건 사람의 마음도 이 휘장처럼 끊임없이 흔들리는 존재라는 것을 상징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글쎄 확신없네.

 

섭은낭은 자신을 자객으로 키운 사부와 정혼자를 암살하는 사명을 위해서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후감독은 사람들의 중요하지 않은 일상을 화면에 담아냅니다.

유모가 섭은낭을 위해서 목욕물을 준비하는 과정이 그대로 보여집니다.

다른 영화에서는 보여지지 않는 부분이죠.

감독의 의도를 잘 모르겠지만 이런 일상적인 부분이 영화의 시간적이 깊이를 더하는 것 같습니다.

일상생활을 세밀하게 묘사하는데 탁월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생각이 나더군요. 이런 일상묘사는 , 무라카미의 경우는, 독자가 소설로 몰입하도록하는 아주 뛰어난 장치이죠.

야외는 바람이 불고 있고

 

 

암살해야할 정혼자와의 약혼증표인 옥.

하지만 지방정권의 왕인 정혼자의 부모는 세력을 공고히 하기위해서 섭은낭과 파혼하고 아들을 다른 여자와 결혼을 시키죠. 이런 상황에서 섭은낭은 집을 떠나서 사부로부터 자객수련을 하게 됩니다.

암살대상의 일상을 보여주고

그는 자식과 후궁까지 있는 상황.

 

감독은 화면구성에 아주 뛰어나더군요.

건축물을 보여주는데 일부분만을 클로즈업하죠.

전체부분이 보이면 현재 어느 곳의 건축이라는 것을 알게 되겠죠. 이렇게 아름다운 부분만을 클로즈업하니 어떤 건축인지 잘 모르겠고 그래서 낮설게 됩니다. 화면속의 건축은 그래서 기존의 건축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해체하고 후감독의 영화속에만 존재하는 건축이 됩니다.

 

섭은낭은 암살해야할 대상을 찾아가는데

섭은낭은 그를 죽을 기회를 얻지만 차마 손을 쓰지 못합니다.

섭은낭은 다시 암살대상을 찾고

 

예전의 그녀의 약혼자는 아련한 그리움으로 섭은낭을 회상하죠.

건물안에는 휘장이 항상 쳐져있습니다.

역사서를 보면 휘장을 치는 것이 일종의 부의 과시로 생각되어 진 것 같더군요. 특히 값비싼 비단으로.

단순히 영화적인 상상력이 아니라 고증도 나름 충실한 것 같습니다.

 

스토리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단순한 스토리바깥의 아름다운 장면들이 겹쳐져서 그 속에서 느껴지는 어떤 감각과 미감이 중요한 영화로 보이더군요.

뭔가 마음을 울리는 울림같은 것이 있는데 그것을 잘 표현하지 못하겠네요.

 

평점은 9.0 입니다.